본문 바로가기

신혼일상

퇴사를 원하시나요?

2018년에 입사한 첫 회사.

벌써 햇수로는 4년째, 그래도 2년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2년 몇 개월이라니.. 사실 회사에 있으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있다보니 5년은 더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저런 일들이라함은.. 부서명 변경, 부서 이동, 관계적인 일들 등등..)

 

그러면서 사실 4월 초에 대리님과의 마찰이 있었다. 업무하면서 어떻게 보면 사소한 말다툼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너무 힘들었던 건지, 다음날 팀장님께 퇴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나도 너무 지치고, 무엇보다 이제 우리 회사가 싫어지는 마음에서랄까. 그래서 남편과 상의 후 팀장님께 말씀드렸는데, 팀장님께서 조금만 더 다녀보라고 말씀하셨다. 너무도 따숩게. 

 

그래도 아니라고 하면서 '저는  이 회사가 싫어요' 하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나가겠다고 선언했었는데.

퇴사 선포 4일 째 되는 날 팀장님께 전화드려 '저 다시 다녀볼게요'라고 말씀드렸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건지, 밤새 잠도 못자고, 급 퇴사를 하고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느라 우울해져만 갔다.

퇴사하면 앞으로 생활비는 어쩌지, 알바도 해야하고.. 즐겁게 퇴사하고 놀 생각보다는 두렵고 우울한 감정이 더 컸다.

우연히 본 이 문장,

‘회사는 겨울이지만 세상은 시베리아야’

이 말이 그렇게 무서웠다.

 

나는 퇴사할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그래서 다시 다니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팀장님과의 면담이 끝나고 내가 왜 그랬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매일 아침 퇴사 번복한 것을 후회하며 퇴사날짜를 하루 이틀 세고 있다. 과연 이 회사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사실 우리 회사가 그렇게 나쁜 회사가 아니기에 퇴사를 더 망설이게 된다.

나쁘지 않은 브랜드 평판, 인지도,

팀내 분위기, 따뜻한 팀장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퇴사하고 싶은 이유는

직무. 

직무가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에서 이 직무로 넘어오고, 일도 재미없고 하루하루 근심만 늘어나기 때문이랄까.

 

블라인드를 안들어가기로 했다.

블라인드에 넘쳐나는 회사에 대한 불만과 욕. 비합리적인 일들.

그런 일들을 보고 있으니 더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들이 올라왔다. 이왕 다니기로 한거 6월까지 버텨보자.

하지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직도 확신이 없다.

 

이와중에 옆에서 쿨쿨 자고 있는 내 남편.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남들 다 하는 퇴사라 생각했는데, 나는 왜이렇게 어려운 건지. 처음이라서 그럴까. 퇴사가 처음이라서.

불안했지만 이렇게 적어보니 그래도 정리가 5%는 되는 것 같다. 나머지 95%는 여전히 복잡한 마음뿐..

 

 

 

 

LIST